21세기를 사는 지혜, 배신
2005년 말에 처음 접하게 된 한겨레 인터뷰 특강 시리즈는 그 후 매년 꼭 사보게 되는 책이 되었다. 작년과 올해는 직접 특강에도 갔는데, 작년에는 진중권씨 강의를 들었고 올해는 김어준씨 특강에 갔다. (김어준씨 강의에서는 질문도 하였다. 편집되지 않는다면 올해 하반기에 출간될 책에 ‘청중 0 (번호)’로 내 질문이 실릴 것.)
지난 봄에 3주 간 한국에 있으면서 주문은 했지만. 급한 책부터 읽느라 짬을 못 냈는데 얼마 전에 동생에게 옷 부쳐달라 부탁하면서 이 책도 부탁하였다. 매해 시의적절한 주제를 뽑아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로부터 각자 전문 분야에서의 경험과 통찰을 배우게 되는 이 책을 많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프리드리히 실러(Friedrich Schiller)가 이런 말을 했어요. “지식인은 대중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중이 들어야 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다.”
니체(Friedrich Nietzsche)가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니체를 읽고 니체주의자가 되는 것은 니체주의가 아니다. 니체를 읽고 너 자신이 되어라.”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식인은 내가 속한 계층, 내가 속한 계급, 내가 속한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비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제 한미 FTA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할 일은 다 끝났습니다. 양국의 의회, 국회 비준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년에 비준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미국에서 안 해요. 한국에서 미국산 자동차 점유율을 보장하라는 겁니다. 그걸 어떻게 보장해요? 미국 자동차가 팔려야 가능한 일이죠. 그런데 우리 정부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아세요? 고속도로 순찰차를 미국차로 바꾸겠다고 했어요. (청중 웃음) 이게 한미 FTA 협상 중에 우리 정부가 내놓은 답변입니다. 천재죠? 미국 비위 맞출 때는 엄청나게 머리 잘 굴립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미국에 대해서는 실제 의존도보다 정신적인 의존도가 훨씬 커요. 특히 경제학자들이나 여타 지식인들의 미국 의존도는 상상을 불허합니다. 사고가 미국인보다 더 미국스러워요. 에피소드를 하나 드리자면, 제가 아까 말씀 드린 노벨경제학자상을 받은 스티글리츠 교수가 우리나라의 해외자본단장을 맡을 뻔했습니다. 인수위 때 마침 한국에 와서, 제가 주선해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자리를 마련했어요. 그래서 대통령과 이야기가 잘 맞다 보니 해외자본단장을 맡기로 했는데, 그걸 청와대에서 거부했어요. 그 이유가 월스트리트가 싫어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스티글리츠는 IMF나 월스트리트 비판을 많이 해요. 그래서 결국 이분을 우리가 해외자본단장으로 못 모시게 되었어요. 이 정도로 우리나라의 미국 편향은 심합니다. 스티글리츠는 클린턴 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이었어요. 그때 월스트리트가 돈을 제일 많이 벌었고요. 그런데 월스트리트가 싫어할 거라는 자기 생각으로 우리나라에 도움 될 분을 거절해버린 거죠.
생각건대 교수는 자기 전공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하는 것이 본분입니다. 아주 작고 좁은 주제를 가지고 깊게 연구해서 논문을 써야 하는 사람입니다. (중략) 돈과 권력의 관점에서 보면 미미해 보이는 분야를 교수들은 평생을 바쳐 공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쌓이면 사회의 기초가 튼튼해집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