憂鬱症
“왜 말 안 했어?”
“안 물어 봤잖아!”
누군가의 우울증이 판명됐을 때 나눌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대화가 아닐까 싶다.
오늘 나는 내 주위의 누군가와 반대 문맥의 대화를 나눴다.
“미처 물어보지 않아 미안하다.”
“아니다. 내가 말 안 한 거였지 않나.”
오늘은 정말 말 그대로 축축한 하루였다. 내 눈가와 마음이 모두 축축했다.
난 이제 지나가는 말로라도 “우울하다”라는 말을 못 할 것 같다.
“Why didn’t you tell me?”
“You didn’t ask me!”
I think this set of conversation would be the silliest one that people can exchange when somebody turns out to have a depressive disorder.
Today I had a conversation in the opposite context from the abovementioned with someone around me.
“I’m sorry I didn’t ask you before.”
“No. It was me who didn’t tell you.”
It was a, literally, damp day today. Both the area around my eyes and my heart got damp.
I feel that, from now on, I won’t be able to easily say “I’m depressed.”

시은:
누군가 우울증에 걸리신 모양.
6 August 2009, 8:02 am에휴, 그거 무서운 병이더만. 잘 보살펴줘….그 사람을…
youngsin:
몇년전 저희 아버지께서 은퇴하시고 갑작스레 밀려오는 허탈감과 고독에 심한
우울증으로 고생하셨어요. 물론 여러가지 다른 원인도 있었겠지만, 주 원인은
본인이 더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던거 같아요. 어쨌든 처음엔 그저
사는게 재미 없다고.., 밥 맛도 없고 TV 보는 것도 귀찮다고 하시더라구요.
그게 우울증의 시초인지 모르고 몇주가 지났는데… 얼마후엔 밥도 안드시고
운동도 안하시고 그저 누워만 있으려고 하시더라구요.
바로 병원에 입원시키고 우울증 진단을 받았죠. 정말 무서운 병이었어요.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면서 대화도 거부하고 식사도 거부하고, 완전한 자기고립
상태로 들어가더라구요. 의사 말로는 증상마다 다른데,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우울증은 절대적으로 병원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해요. 증상이 심할 경우엔 상담 치료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고 해요.
제가 지금 생각해도 당시 아버지의 상태는 약물치료의 도움 없이는 회복불능
상태였었으니까요. 거의 완치 되는데 걸린 시간이 약 8개월이에요.
지금도 정기적으로 상담 받으셔야 하고 약도 완전히 끊지는 못했지만,
식사와 운동도 잘하시고 예전처럼 활달해 지셨죠.
얘기가 길어졌네요. 우울증이란 단어를 보니까 남일 같지 않아서요.
6 August 2009, 2:30 pm가족이나 주변사람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중에 하나가, 환자에게 “자존감”을 심어
주려고 노력하는 거에요. 그 사람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인지,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를 자꾸 말해주고, 그 사람이 있음으로 해서 주변 사람들도 행복하다는
얘기도 자주 해주는거죠. (제가 주제 넘게 말을 많이했네요. 어쨌든 화이팅입니다!!)
Sunkyoung:
시은 –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이 친구, 지난 토요일에 본국으로 돌아갔다. 아마 다시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꾸준히 연락하려고.
Youngsin – 주제 넘다뇨,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이 곳에 남겨주셔서 제가 오히려 조심스럽고 고맙습니다. 전화 통화로 처음 이 친구한테서 상황을 전해 들었을 때(윗글을 쓴 날)에는 정말 뭐라고 해야할 지를 몰랐는데, 며칠 후 이 친구와 긴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다행히 아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보게 되었고요. 이 친구 가던 날, 웃는 얼굴로 보내주었어요. 그녀가 완치되리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10 August 2009, 10:02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