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Killing) Schedule in Korea – Final Version

한국행을 앞두고, 한정된 시간 동안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나 고민하다가 지지난 주말에 친구들에게 일정표를 보냈다. 내가 생각해도 웃겼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불편했다. 나의 이 빡빡한 스케줄을 이해해주고 왠만하면 내가 지정한 시간에 만나주면 좋겠다는 게 주 목적이었지만, 이걸 받아본 친구들이 “쳇, 네가 무슨 연예인이냐?”, “이 때 아니면 안 된다고? 이거 완전 일방적이잖아?”라고 욕 좀 하겠다 싶었다.

오, 그러나 왠걸? 의외의 반응이 돌아왔다. 제일 먼저 답장을 보낸 park양은 메일 첫 줄 가득 웃음을 내뿜으며 최근에 이렇게 큰 소리로 웃어본 건 처음이라 하여 내 근심을 덜어주었다. 이어서 돌아오는 답장에도 다들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너 답다, 너 때문에 내가 미친다, 간단명료해서 좋다 등등. 그리고 무엇보다 황송한 그리고 가장 압도적인 반응은 “(이 바쁜 일정에) 나를 끼워줘서 고맙다”는 거였다.

지난 한 주 반동안 몇 건의 조정을 거쳐 최종 일정이 아래와 같이 나왔다.

6일 (토)

7일 (일)

6 AM: 인천 공항 도착
오전-점심: 외할머니 & 민호
오후: 은지, 지혜, 미리 (홍대)
저녁: 시은 (홍대)

아점: 선정 & 세진
오후: 선민
저녁: 준수 & 희정 (부천 or 안양)
밤: 진희 언니네 (수원)

8일 (월)

9일 (화)

10일 (수)

11일 (목)

12일 (금)

13일 (토)

14일 (일)

오전: 운전면허증 갱신 / 국제운전면허증신청
(용인면허시험장)
점심: 한호 선생님
오후: 진희 언니
저녁: 영화

오전: 은행, 구두 수선, 광화문 이천냥 김밥
오후: 강원도 출발

강원도
속초 옹심이
목욕탕

강원도

9 AM: 서울 출발
오후: 홍대 클리닉 방문 (친구 부탁), 롯데면세점 본점 (주연이)
저녁: 고모 (안양)

7:20 거제도 출발
오후: 차례 준비
저녁: 미선이

거제도
저녁: 부모님과 영화 관람

15일 (월)

16일 (화)

18일 (수)

19일 (목)

20일 (금)

21일 (토)

22일 (일)

거제도
점심: 혜진 & 미선
자정: 서울 출발

4 AM: 도착
아점: 외할머니
12 PM: 출발
4 PM: 출국

9 PM: 싱가폴도착

2 PM: 지혜 싱가폴 도착

이미 몇 차례 이런 강행군 스케줄을 진행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하루나 이틀 정도 특정 시간 및 장소를 잡아 되는 사람들을 되도록이면 한꺼번에 보고자 했으나, 그런 방식은 아직까지 우리 정서에 맞지 않다는 은지양의 의견을 고려한데다 여러 여건 상 몰아서 보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 또 다시 개별적으로 만나는 일정을 잡았다. 하지만 이런 무리한 일정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이제는 체력이 안 될 것 같다.;;

그 와중에 미리양이 아이디어를 냈다. 내가 하루 종일 한 장소에 있고 점심-오후-저녁 별로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 개인으로든 그룹으로든 왔다가 가면 되지 않느냐는 거였다. 아주 괜찮은 생각이긴 한데 두 가지 맹점이 있다. 나는 계속 같은 장소에 있어야 하므로 음식이 종류별로 골고루 있고 하루나 이틀 정도 같은 주방에서 나오는 음식이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맛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일 년에 잘 해야 한 번 가는데, 식당 한 구석을 하루 종일 차지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단골이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다. 물론 매상만 잘 올려준다면 이건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도 있겠지만. 이 문제는 다음에도 해외 체류 중 한국을 가게 되면 그 때 걱정하련다. 지금은 3일 후면 한국에 있게 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추신: 이번에 미리 연락을 못 한 친구들 (특히 이 곳에 와서 흔적 남기는 이들)에게는 미안하기 그지 없다. 은지 말마따나 못 보는 사람도 만나는 사람만큼은 된다는…

7 Comments

  1. 콘헤드:

    드디어 오는구나.. 우리 이현이 정말 많이 컸어. 보면 깜짝 놀랄거야. 잘 걸어다녀.
    너 보면 좋아서 책장에서 책 가져와 읽어달라고 할거야. 힘들어하면 안된다.ㅋㅋ

    점심을 한호선생님이랑 먹고 오후 시간은 나와 함께 있는건데 저녁까지?영화는 누구랑 보는거얌?

  2. Sunkyoung:

    그러게요, 저도 하루 반만 지나면 한국에 있게 된다는게 믿어지지 않아요. 여기가 너무 편해져서 그런 걸까요?

    이현이 사진으로 봤을 때도 훌쩍 큰 모습에 놀랐는데 실제 보면 더 하겠죠? 불과 10개월 전만 해도 누워있기만 했는데… 이현이 위해 준비한 선물이 안 맞을까 살짝 걱정되네요. 개월수에 맞춘 사이즈 표 보고 고르기는 했는데 말이죠.

    그리고 ‘영화’는 ㅋㅋ 친구 이름이 영화예요. 만나서 영화 볼 것 같지는 않네요. :-)

  3. 시은:

    행복했어요. 즐거웠어요. 내 화상에 연고 발라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잘자요! ^_^

  4. Jihyun:

    ㅜ,.ㅜ 언니 식구들이랑 설날 잘 보내고 있어요?
    전 (싸이 가보면 알겠지만.. ㅋㅋ) 혼자서 만두 만들었어요 ㅋ
    요새 집에서 컴터를 전혀 안해서 언니 블로그에도 거의 못 들어와서 오는 줄을 몰랐네요..ㅎ
    한국에서 좋은 시간 보내구 가요~!
    우리는 다음 번에는 꼭 봐요~
    과장님한테 완전 혼나는 줄 알았어요.. 흐..
    만 3년 채우고도 감이 없다는 ㅜ ㅜ

  5. Sunkyoung:

    시은 – 이렇게 가슴 훈훈해지는 글을 남기다니…^-^ 그 날 막판에 체력 딸려서 집중을 다 하지 못했던 것 미안해. 난 너에게 받은 책선물 만큼 어깨 빠지는 사랑을 안고 간다.

    맘 편치 않은 상황이지만 그 안에서도 현명하게 판단하고 요령있게 행동해. 너에게 그런 시간도 약이 될 때가 있을테니. 화이팅이야!

    Jihyun – 싸이 가서 보고 왔다. 연휴 너무 짧아서 안 간 거야? 명절 때 말고는 잘 안 간단더니.. ㅋ 그래도 만두도 해 먹고 명절 기분은 냈겠구나. 괜히 나 땜에 시간 내려다 혼난 것 같아서 미안하구나. 나 내일 오전에 너한테 전화해서 물어볼 거 있는데 통화 함 하자꾸나.

  6. 고지:

    언니야 난 언니가 한국왔다 간줄도 몰랐네…여기 좀더 자주 와밨어야 했는데ㅠㅡ
    그래도 언니 짧은 일정에 워낙 바빠서 어차피 못봤을꺼 같긴하네-
    담에 길게 오면 나도 껴줘요..흐흐.
    보고싶어언냐~^^

  7. Sunkyoungg:

    고지야, 왔다 간다고 알리지도 못한 건 나였는걸… 원래 예정보다 짧아진 일정이어서 무리하게 스케줄을 잡았었는데 다음엔 좀 여유있게 다녀오려고.

    한나, 부쩍부쩍 커 가는 모습에 놀라면서도 그 만큼 성숙해지는 너를 보는 것도 참 흐뭇해. 행복한 봄날 보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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