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Book’ Category.

许三观卖血记 (許三觀賣血記) vs. 卖血观三卖记

오늘 회사에 있을 때 잠정적 파트너 사의 홈페이지에서 ‘중국’을 키워드로 검색을 하고 있었는데
검색 결과로 나온 여러 페이지 중 “중국 작가 여화와의 만남”이 있어 클릭을 했다.

열거된 작품 가운데 Chronicle of a Blood Merchant가 있어서
‘아~ 이게 바로 그 작품이구나’ 하고 구글검색창에 내가 알고 있던(거라고 생각한) 한글 번역 제목을 쳤다.

“매혈관삼매기”

엉? 기대했던 목록이 안 나온다. 인터넷 서점이나 블로그, 북로그 목록이 나올 줄 알았는데 말이다.

어찌어찌 하다가 곧 진짜 제목을 알게 되었고 내 스스로에게 뿜어버렸다.
『허삼관매혈기』를 어쩌자고 ‘매혈관삼매기’로 기억하고 있었던 거냐고!

근데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구글에 ‘매혈관삼매기’로 검색을 했더니 낮에 봤던 거랑 같은 결과가 나왔다.
맨 위에 나오는 결과가 “구매 게시판 [인터파크] 또! 헌혈하고 받은 문화 상품권으로 – 뽐뿌“인데 낮에는 클릭하지 않았다가
지금 클릭해보고 또 뿜었다. 한 번 클릭해보시라. 어떤 이가 ‘매혈관삼매기’로 말놀이 한 것을 댓글에 남겼다.
링크 클릭하는 걸 귀찮아 하는 이들을 위해 큰 힌트를 주자면 여기서 ‘삼’은 삼겹살의 삼이다.

『허삼관매혈기』는 『아Q정전』과 함께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중국 현대 문학 작품인데
오늘 일을 계기로 다음에 한국 가면 구해서 읽어야겠다.

보통의 존재

이 책의 존재는 캣우먼이 자신의 사이트인 러브패러독스에 이 책이 참 좋더라고 쓴 것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어떤 책인지 한 번 봐 볼 만한 책으로 메모를 해두었었는데, 지난 설에 한국에 갔을 때 말 그대로 책 보따리를 선물해 준 시은 (aka Lucy)이 일하는 회사가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 ㄷ일 줄이야. 그리고 이 책은, 두 명의 편집자 중 그녀의 이름이 먼저 나온 책 중 하나라는 것.

이 책의 인기가 상종가라는 사실에다 이 책을 편집한 사람이 바로 내 친구라는 점 때문에 설레임을 가득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담담하고, 저릿하고, 희비극스럽고, 안타깝고, 흐뭇하고, 절절하고, 까탈스럽고, 황당하고, 연민스럽고 그랬다. 이 책의 원형이 저자의 웹사이트의 공개 일기에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한 사람의 개인사 및 지극히 사적이고 내적인 이야기가 이렇게 한 권으로 책으로 묶일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아마도 그래서 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거겠지. 글을 읽으며 내 일상에서 무수히 떠오르는 생각과 아이디어, 그리고 글로 남겨서 공유하고 싶은 경험 및 추억들을 더는 미루지 말고 이 곳에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 생각은 오래 전부터, 그리고 늘 갖고 있는 생각이지만 현실에서는 늘 육체의 피로 (특히 눈) 및 시간의 부족을 이유로 의욕만큼 실천을 하지 못했다. ‘보통의 존재’는 그런 의미에서 내게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글쓰기를 위한 의지와 용기를 보태주었다.

12쪽. ‘손 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으면서’
나는 손잡는 것을 좋아한다.
모르는 남녀가 거리낌 없이 하룻밤을 보내는 원 나잇 스탠드가 요즘처럼 횡행하는 세상에서도
누군가와 손을 잡는다는 행위가 여전히 특별할 수 있다는 것.
그 느낌이 이렇게나 따뜻하고 애틋할 수 있다는 것이
나는 눈물겹다.

37쪽. ‘이어달리기’
연애란 이 사람한테 받은 걸 저 사람한테 주는 이어달리기와도 같은 것이어서 전에 사람한테 주지 못한 걸 이번 사람한테 주고 전에 사람한테 당한 걸 죄 없는 이번 사람한테 푸는 이상한 게임이다. 불공정하고 이치에 안 맞긴 하지만 이 특이한 이어달리기의 경향이 대체로 그렇다.

44쪽. ‘산책’
길은 풍경이고 풍경은 우리에게 생각과 느낌을 준다. 길을 걸으며 흐르는 풍경을 목도하는 것이 바로 산책이다.

89쪽. ‘고통이 나에게 준 것’
생의 중요한 것들이 이처럼 고통 속에서 주어진다는 사실이 내겐 아직도 낯설다.

102쪽. ‘이별 뒤의 사랑’
많은 연인들이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연애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씁쓸하지만 헤어짐이 쉬워진 대신 이제는 헤어짐조차 영원하지 않게 된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하는 걸까요? 오늘날 이별 뒤의 사랑은 이렇게 다시 볼 수 없는 그리움이 아닌 담담함으로 곁에 남게 되었습니다.

104쪽. ‘연애의 풍경’
난 여자가 사랑에 완벽하게 빠졌을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안다. 상대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너무나 충만해서, 기쁨에 겨워 눈은 반쯤 감긴 채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얼굴로 누군가를 한없이 바라보는 바로 그 표정.

109쪽. ‘세잔’
‘본질을 아는 것보다, 본질을 알기 위해
있는 그대로를 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것이 바로 그 대상에 대한 존중이라고.’

115쪽.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역시 조언이란 건 남의 상황을 빌어 자신에게 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117쪽. ‘해바라기’
소나기는 정말로 운치와 재치가 있거든. 짧고 굵게 낭만적으로 쫙 한 번 내려주고 바로 해가 뜨니 말이야.

122쪽. ‘오, 나의 음식들아!’
그 다음 버섯. 아주 음흉한 놈이다. 어렸을 땐 버섯을 좋아하지 않았다. 고기도 아닌 것이 잡채 속에 들어가 늘 고기 행세를 하며 사람을 기만하지 않았던가.

182쪽. ‘어느 보통의 존재’
누구나 자신에 대한 기대라는 것이 있고 그것이 실제로 오르기 어려운 산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세월이 필요하다. 그 깨달음을 스물다섯에 얻는다면 그건 바보 같은 일일 것이고, 서른이라 한들 속단이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마흔 언저리쯤 되면 반드시 포기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온다. 그때가 되면 마지막 몸부림도 쳐보고 온몸으로 거부도 해보지만 결국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확인이다.
자신을 안다는 것, 그 잔인한 일 말이다.

208쪽. ‘문자’
문자가 안 오면 운동을 해.

212쪽. ‘상처’
흉터들이 생긴 연유를 살펴보자. 우선 맨 위에 있는 약 0.7센치 정도 길이에 다소 두껍게 살이 올라온 녀석은 어릴 적 기르던 개 검둥이가 내가 떡을 주자 급한 마음에 내 손까지 무는 바람에 생긴 흉터다. 사고가 나자 아버지께서 “저 새낀 개의 자격이 없다”며ㅕ 화를 내시던 기억이 생생하다.
[...] 나는 검둥이가 검은색이었다는 게 너무나 컴플렉스였다. [...] 이것이 바로 나의 양면성이다. 개를 애틋이 여기는 마음은 강하면서도 개까지 컴플렉스를 자극하는 날엔 또 그건 도저히 참지 못하는, 참으로 바보 같지만 어쩔 수 없는 내 모습.

239쪽. ‘함께 산다는 것 – 결혼 이야기’
명심하라. 결혼이란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열쇠가 아니다. 오히려 결혼은 당신에게 수많은 새로운 문제를 던져준다. 당신이 당신의 동반자와 기꺼이 그 문제를 풀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때 감행하라. 그 무섭다는 결혼을.

309쪽. ‘프로포즈’
사랑하자는 건 헤어지자는 거지, 안 그래?

사랑만 안 하면 평생을 볼 수 있는데
뭣 때문에 사랑을 해서 일이 년밖에 안 봐야 돼?

316쪽. ‘연애는 패턴이다’
연애는 패턴이다. 드물게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연애란 매번 비슷한 양상으로 반복된다 다시는 이런 사람 안 만날 거야, 하고 결심해도 매번 엇비슷한 사람을 만난다. 이번에야 말로 다른 사람을 만난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드러나는 모습에 예전 그 사람의 그것이 어려 있다.

Netherland

One of the weekend amusements I had in Brussels was reading “Le Monde 2″ and New York Times, both weekend supplements to the French daily newspaper, which my landlord bought everyday. To be frank, with the former, I can’t really I say I ‘read’ it but, at least, I tried to read it. Of articles or sections in the magazine, the ones that retained my attention, despite a shallow attempt, for longer than others were mostly articles about photography, articles featuring eye-catching photographs, sudoku and book section. For the last two, I think I spend quite some time with any kind of journalistic products.

Of all those ordinary weekends when I pursued the pleasure of reading, I remember, if I’m not wrong, a picture of a dark-haired guy standing or sitting on the stairs against the red-brick wall — a typical architecture scene in New York City, based on my very limited sources. He was introduced as the author of several books and one of the book titles immediately widened my eyes — Netherlands. Indeed, the article revealed that the author was raised primarily in the Netherlands. But another fact made the book irresistible: he was born in Ireland. What could be the better combination of an author’s geographical background to spark my interest than this? I had to read this book.

Although in the book itself there was no Irish setting at all — except short mentioning of the narrator’s dentist’s ‘salmon-catching vacations in Ireland’, I had tremendous joy of recalling my fond memories of the Netherlands as Hans van den Broek, the novel’s first-person narrator as well as one of the protagonists, looked back on the fragmented memories of his childhood in Den Haag, the Netherlands: typical Dutch names like the main character’s, street names ending with ‘-straat’ and ‘-laan’, and some other Dutch words and phrases. Among them, one particular word led me to recall my very personal experience: ijssalon (ice cream shop). In a small town in Limburg, the most southern province of the Netherlands, which is one of my Dutch friends’ hometown, there was a small ijssalon just out of the central market plaza. I think I was taken there only once (or twice, at most), favourably offered by my friend’s mother, together with my friend and her partner. I don’t remember which flavour I had — probably, either strawberry or mango, but do remember that I was as much excited and pleased as the little children at the shop, sticking themselves to the glass storage, and that it was one of the happy memories of that summer in the Netherlands. Thinking that perhaps I will never again have a chance (or reason) to go to that ice cream shop, I felt sad. However, even if I do revisit the shop, it will never be the same — I will never feel the same excitement and happiness I had five years ago. A piece of memory completely cropped from certain time and space, and certain circumstances and relationships cannot reproduce the same experience. Hence, there is no point of remaining sorrowful about the only-once-happened-and-will-never-happen-again thing: the more important thing is that you have that memory.

Some other parts of the book that I found amusing or would like to keep here is as follows (pages as marked in a US version of hardcover published by Pantheon Books):

p. 108. [...] and while I changed, Danielle wandered around my apartment, as was her privilege: people in New York are authorized by convention to snoop around and mentally measure and pass comment on any real estate they’re invited to step into.

p. 109. Like an old door, every man past a certain age comes with historical warps and creaks of one kind or another, and a woman who wishes to put him to serious further use must expect to do a certain amount of sanding and planing. But of course not every woman is interested in this sort of refurbishment project, just as not every man has only one thing on this mind.

p. 118. For my comings and goings were frightening mysteries to my three-year-old son. My arrival, however closely anticipated, startled him; and from our first moment together he would be filled with a dread of my departure, which he could not comprehend or situate in time. He feared that any minute I might be gone; and always the thing he most feared would come to pass.

The two quotes below are not directly related to my own amusement found in the book but more to the items of an interesting list elaborated by Christian Lander in his blog, Stuff White People Like, as well as in his same-titled book. I’m thinking of sending him these quotes as cultural references.

p. 178. [...] of the Manhattanish importance lately attached to coffee and sushi and farmers’ markets, [...]

p. 188. I brushed Jake’s teeth with his dinosaur-themed toothbrush. I read him a story—at his insistence, Where the Wild Things Are, even though it frightened him a little, this story of a boy whose bedroom is overtaken by a forest—and calibrated his bedroom’s dimmer switch according to his instructions.

p.192. He nattered about his salmon-catching vacations in Ireland, which by coincidence had been precisely the pastime of my Dutch former dentist and led me to wonder if there was a connection between angling and tinkering with teeth. Certainly he seemed as happy as a fisher, this New York practitioner, and why not? One of the great consolation of work must be its abbreviation of the world’s area, and it follows that it must be especially consoling to have one’s field of vision reduced to the space of a mouth.

p. 206. Now Chuck was driving us through Brooklyn. I heard myself tell him, “My wife is seeing another guy.”
He showed no surprise, even though it was the first time I’d raised directly the subject of my marriage. After a moment, he said, “what do you want to do about it?”
“What can I do?” I said hopelessly.
He gave his head a categorical shake. “Not can do: first figure out what you want to do. It’s Project Management 101: establish objectives, then establish means of achieving objectives.” He glanced at me. “Do you want her back?”
I said, “Let’s say I do.”
“OK,” he said. “Then you should go back to London. Right away. It’s a no-brainer.”
I thought, No-brainer? What would happen in London? A seduction with flowers? A ravishment? Then what?
“Otherwise,” Chuck, growing emphatic, said, “you’re in danger of having regrets. My bottom line is, no regrets.”

The Influence of Movies – Random Thoughts of Transformers 2

transformers-2-poster몇 주 전에 트랜스포머 2를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이 들어 정리해 보고자 한다.
I would like to collect my random thoughts of Transformers 2 that I watched a couple of weeks ago.

트랜스포머 1을 보지 않고 2탄을 먼저 보았는데 거리에 붙은 포스터나 예고편을 봤을 때에는 모든 로보트가 ‘그들’ – 즉, 나쁜편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몇몇 로보트들은 군공무원이더만.
I didn’t have a chance to see Transformers 1 while it was on screen, and from posters and a trailer of TF2, I had thought all the robots were ‘them’ – that is, evils. However, some robots were even military civil servants.

헐리우드에서 만든 거의 모든 외계 세력/생물체/현상의 지구 박살내기 영화에서는 무조건 미국이 사태를 다 처리한다.  이 영화에서도 상해와 빠리가 쑥대밭이 되는데도 결국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곳은 미군 사령실이나 펜타곤이다. 중국이나 프랑스도 왠만한 군사강국 아닌가? 미국영화니까 미군 나오는 게 당연할 수도 있지만 연합군도 못 꾸린단 말인가? 오히려 그게 더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In most of the Hollywood movies where the external forces/lives/phenomena strike the Earth, it is always the USA who mainly deals with them. In TF2, Shanghai and Paris were blown up, but it was the US military commander’s room and Pentago where people gathered to solve the situation. Aren’t China and France also such military powers? One could argue it’s fair to show these core decision-making bodies in the US as TF2 is an American film. But, I can’t help but ask, even in that case, why the US military doesn’t arrange the coalition forces with China and France. Isn’t this more realistic?

마이클 베이 감독의 작품에는 군대 및 그들의 장비를 근사하게 그리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한 친구의 retweet을 통해 보게 된 Transformers FAQs라는 웹페이지에서는 이 감독이 원래 제트기, 탱크, 항공모함에 환장해서(Because Michael Bay has a huge erection for jets and tanks and aircraft carriers [...]) 그렇다고도 하는데, 이걸 읽고 떠오른 사람이 있었다.
In many of Michael Bay’s films, he has often made scenes where the military forces and their arms are nicely picturised. At a web page, Transformers FAQs, which I came to read through a friend of mine’s retweet, it is explained that he ‘has a huge erection for jets and tanks and aircraft carriers [...]‘ Reading this phrase, I recalled one person.

l9788989778844그는 바로 2003년에 ‘비상‘이라는 책의 서평이 신문에 나서 알게 된 ‘이원익’이라는 사람이다. 이 책은, 그가 2001년 빠리국제에어쇼에 참가하여 항공선진국들의 첨단 기술 및 그들의 영향력에 자극을 받은 후 세계적 한공산업의 에이전트가 되기 위해 하버드 케네디 행정대학에 입학하기 직전에 낸 자서전이다.
It is Wonik Lee, whom I came to know through a newspaper’s book review of his autobiography in 2003. The book was published right before he went to John F. Kennedy School of Government at Harvard University (hereafter, HKS: Harvard Kennedy School). He applied for this school to build his career as an agent in the aerospace industry after he was stimulated by what he saw at Paris Airshow 2001 – high technologies of advanced countries in the industry and their power.

나와 비슷한 시기에 유학을 갔고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가 되어 생각날 때마다 뉴스 검색을 하였는데 가장 최근에 찾은 뉴스는 그가 2년 간의 석사 과정을 마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항공기수출본부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전투 훈련기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2007년 5월 14일자 조선일보 관련기사)
In addition to that he went to study abroad in the similar time as me, I was looking forward to his future path so I have searched some news whenever he called to mind. The latest news I’ve found is that, after he completed 2-year master course, he was working at aircraft export team of Korean Aerospace Industries, Ltd. In a word, he was selling training aircraft. (Related article in Chosun Ilbo on 14 May 2007: Korean only)

이원익은 전투기 조종사인 부친을 둔 덕에 일찌기 어려서부터 전투기에 관심이 많았고 스스로도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자 하였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 시력저하로 인해 공군사관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관심과 열정을 멈추지 않아 전문가 수준에 가까운 지식을 쌓았고 여러 사회 활동을 통해 다방면의 실력도 키웠다.
Thanks to his father, combat pilot, he got interested in jet fighters at his very early age and he wanted to become a fighter pilot himself. However, because of a decline in his eye sight during his high school time, he had to give up going to the national air-force academy. Despite this, his high interest and passion led him to acquire as much knowledge as the professional’s and he also built his capacity through experiences in various fields.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에서는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그의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얽혀진 여러 관계들은 그의 행보를 마냥 칭송하게 만은 만들지 않는다. 케네디 행정대학의 학비와 생활비의 대부분은 삼성 이건희장학재단에 선발되어 벌었고, 그가 역할모델로 삼은 홍정욱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이 되었고, 유학 직전 결혼한 상대의 부친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다.
In view of that he has put enormous efforts to make his dreams come true, I give him applause. However, several relations he’s got connected to on his path towards his dreams, do not make me only applaud him. He earned most of his tuition fee and living expenses through the scholarship offered by Samsung Lee Kun Hee Scholarship Foundation. And his role model – Jungwook Hong became a member of National Assembly of Korea, affiliated with the Grand National (Hannara) Party, a conservative political party. The father of his spouse to whom he got married just before going to the States, is Deaje Chin, a former Minister of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after his resignation as CEO of Samsung Semiconductors.

그가 개인적으로 일궈낸 성과 및 쌓은 인맥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선택이 우연히, 혹은 의도적으로(!) 사회의 보수세력과 밀접히 연관을 맺게 된 것에 나는 주목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케네디스쿨에서 공부한 뒤 하고 있는 일이 살인과 관련된 전쟁무기(당시에는 훈련기였다 할지라도) 수출이라는 점도.
I do not intend to criticise his personal achievements and human relationships, but I do pay attention to the fact that he has built those relations with a broad conservative segment of society by chance, or on purpose(!). My attention also goes to what he is doing after graduation from HKS is exporting arms – though they were training jets at that time -, that could cause civilian casualties.

내가 항공 및 군수 산업에는 문외한이라 그 안에 얽힌 국가 간, 지역 간 역학 관계를 무시한 것일 수도 있다. (사실 그 검은 세계를 알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다.) 하지만 그가 케네디스쿨에서 배운 것에 그만의 영특함과 근면, 성실함을 더하여 인류를 위해 보다 인도적인 차원의 일을 했으면 좋았겠다는 안타까움이 크다. (어쩌면 내가 케네디스쿨에 대한 일면만 알고 있는지도…)
As an absolute outsider of aerospace and munitions industries, I may be ignorant about the politics entangled between countries and regions in these fields. (Actually I’m not really interested in this dark side of the world.) But what I regret is that he could have done a work of rather humanitarian dimension for mankind with his intelligence and diligence as well as things he learned at HKS. (Maybe I only know one aspect of the school…)

자, 결론이다. 글 제목에 대한 변이자 왜 트랜스포머 2 보고 나서 이 사람 생각이 났는지에 대한 답변. 부친의 직업의 영향 외에도 이원익의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영화가 ‘탑건’이었다.
Here is my conclusion. This explains a reason for the title of this post and why I recalled him after watching Transformers 2. Besides his father’s job, it was a movie, ‘Top Gun’ that had a decisive influence on his life.

21세기를 사는 지혜, 배신

l97889843128452005년 말에 처음 접하게 된 한겨레 인터뷰 특강 시리즈는 그 후 매년 꼭 사보게 되는 책이 되었다. 작년과 올해는 직접 특강에도 갔는데, 작년에는 진중권씨 강의를 들었고 올해는 김어준씨 특강에 갔다. (김어준씨 강의에서는 질문도 하였다. 편집되지 않는다면 올해 하반기에 출간될 책에 ‘청중 0 (번호)’로 내 질문이 실릴 것.)

지난 봄에 3주 간 한국에 있으면서 주문은 했지만. 급한 책부터 읽느라 짬을 못 냈는데 얼마 전에 동생에게 옷 부쳐달라 부탁하면서 이 책도 부탁하였다. 매해 시의적절한 주제를 뽑아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로부터 각자 전문 분야에서의 경험과 통찰을 배우게 되는 이 책을 많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프리드리히 실러(Friedrich Schiller)가 이런 말을 했어요. “지식인은 대중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중이 들어야 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다.”

니체(Friedrich Nietzsche)가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니체를 읽고 니체주의자가 되는 것은 니체주의가 아니다. 니체를 읽고 너 자신이 되어라.”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식인은 내가 속한 계층, 내가 속한 계급, 내가 속한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비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제 한미 FTA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할 일은 다 끝났습니다. 양국의 의회, 국회 비준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년에 비준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미국에서 안 해요. 한국에서 미국산 자동차 점유율을 보장하라는 겁니다. 그걸 어떻게 보장해요? 미국 자동차가 팔려야 가능한 일이죠. 그런데 우리 정부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아세요? 고속도로 순찰차를 미국차로 바꾸겠다고 했어요. (청중 웃음) 이게 한미 FTA 협상 중에 우리 정부가 내놓은 답변입니다. 천재죠? 미국 비위 맞출 때는 엄청나게 머리 잘 굴립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미국에 대해서는 실제 의존도보다 정신적인 의존도가 훨씬 커요. 특히 경제학자들이나 여타 지식인들의 미국 의존도는 상상을 불허합니다. 사고가 미국인보다 더 미국스러워요. 에피소드를 하나 드리자면, 제가 아까 말씀 드린 노벨경제학자상을 받은 스티글리츠 교수가 우리나라의 해외자본단장을 맡을 뻔했습니다. 인수위 때 마침 한국에 와서, 제가 주선해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자리를 마련했어요. 그래서 대통령과 이야기가 잘 맞다 보니 해외자본단장을 맡기로 했는데, 그걸 청와대에서 거부했어요. 그 이유가 월스트리트가 싫어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스티글리츠는 IMF나 월스트리트 비판을 많이 해요. 그래서 결국 이분을 우리가 해외자본단장으로 못 모시게 되었어요. 이 정도로 우리나라의 미국 편향은 심합니다. 스티글리츠는 클린턴 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이었어요. 그때 월스트리트가 돈을 제일 많이 벌었고요. 그런데 월스트리트가 싫어할 거라는 자기 생각으로 우리나라에 도움 될 분을 거절해버린 거죠.

생각건대 교수는 자기 전공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하는 것이 본분입니다. 아주 작고 좁은 주제를 가지고 깊게 연구해서 논문을 써야 하는 사람입니다. (중략) 돈과 권력의 관점에서 보면 미미해 보이는 분야를 교수들은 평생을 바쳐 공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쌓이면 사회의 기초가 튼튼해집니다.

박노자의 만감일기

Along with Jungkwon Chin, Noja Pak is my favourite progressive scholar and public intellectual. The best thing I like about them is that the way they write about certain subjects which lead me to understand them in a different way, from a point of view which speaks for the people in minority groups.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East Asia We Haven’t Known)” was the first book of his I read, and I’m planning to read all the books he wrote. ”박노자의 만감일기 (Noja Pak’s Diary of a Thousand Emotions)“ is a collection of his posts mainly on his blog and below are quotations from the book.

진중권과 더불어 박노자는 내가 좋아하는 진보주의자이자 대중과 교감하는 학자이다. 내가 이 두 저자에 대해 가장 좋아하는 점은 특정 주제를 논하는 그들의 태도인데, 이는 소수집단을 대변하는 목소리이기에 현상들을 다른 시각으로 이해하게 해준다.

작년에 읽은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가 처음 읽은 박노자의 저서인데, 그가 쓴 모든 책을 읽을 계획이다. “박노자의 만감일기”는 대부분 ‘박노자글방’에 올린 그의 블로그 포스트를 모아 엮은 책이다. 본문에서 발췌한 몇 가지 문장을 아래에 옮긴다.

6쪽. <일기를 쓰는 의미에 대하여> 일기쓰기가 자기 주체성 확립의 장이라면 인터넷 일기쓰기는 그 주체성에 ‘대타성’을 부여한다. ‘내면’ 전체를 ‘남’에게 다 ‘개방’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 일부를 ‘열어놓아’ 토론 대상이 될 만한 민감한 문제들을 놓고 과감히 ‘소통’하는 것이 바로 인터넷 일기쓰기의 묘미다. 그렇게 해서 ‘나 홀로’의 폐쇄성을 벗어나 ‘남’과의 ‘의미의 공유’가 가능한, ‘열린 주체성’으로 가는 것이다. ‘남’의 의견이 ‘나’의 내면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는 동시에 ‘나’의 일기가 또 누군가의 ‘내면’에 가 닿아 수많은 주체들이 하나의 망을 이루게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터넷 즉, ’타자들 사이의 거미줄’이 지닌 진정한 의미가 아닌가?

22~23쪽. <1부-나를 넘어, ‘타향살이, 불안의 일상화’> ‘삼성관’이니 ‘포스코관’이니 하며 기업체와 완전히 유착돼 버린 대학에서 조직 속에 나를 묻은 채 사는 것보다는 덜 불행하기는 해도, 타향살이란 별로 즐거운 일이 아니다. ‘난 외인(人)’이란 의식을 한순간도 잊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탓이다.

28쪽. <1부-나를 넘어, ‘부처님 오신 날’> 불교의 중심 교리는 우리의 고통들이 외부환경에 의해서 현실화되어도 그 근본은 바로 우리 마음속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욕망을 바로 보지 못함으로써 모든 욕망을 마치 ‘나’와 불가분의 요소인 듯 보게 된다. 이로 인해 욕망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번뇌를 상대화시켜 줄이지 못하고, 그 때문에 공포심은 커지게 된다.

68~69쪽. <1부-나를 넘어, ‘”코리안 호스티스가 필요하세요?”‘> 성해방적 사고의 출발점은 ‘자유의사’다. 혼전의 성이든 혼외의 성이든 일단 서로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있어 어떤 강제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절대적인 전제조건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돈을 주는 고객과, ’이차’를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즉 경제적인 강제를 받는 ‘호스티스’의 관계는 서로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려는 관계에 있는가? 경제력을 독점한 남성이, 경제력이 결여된 여성에게 경제력을 무기로 폭력을 휘두르는 게 성매매의 본질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 구매는 ‘경제력에 의한 강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성욕을 ’돈으로’ 충족하는 사람들은 ‘경제력에 의한 강간’을 오랜 기간 당해온 여성의 심신이 과연 어떨지 생각이나 할까?

71쪽. <1부-나를 넘어, ”친절’이라는 국제자본주의체제의 코드’>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친절도 관리’라는 건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1926~1984)가 이야기했던 ‘노동자의 심신 유순화 기술’에 해당한다. 고객이든 사업주든 돈을 가진 주체를 무조건 ‘왕’으로 대접해야 한다는 걸 노동자에게 내면화시키면 노동자를 다루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것이다. 5%의 자본주를 제외한 모두가 불안에 떠는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노동자는 유순해지고 길들여지며 일반 서비스 노동은 ‘감정 노동’의 요소가 강해진다. 이 스트레스 도가니에서 서비스업 종사자라는 계층은 ‘감정 노동’, 즉 고객의 ‘기분 맞추기’에 많은 에너지를 빼앗겨야 한다.

84쪽. <1부-나를 넘어, ‘인권, 아직 오지 않은 ‘근대”> 우리는 삼성과 같은 기업을 볼 때 ‘인권적 측면(노조 불허 원칙의 반인권성)’보다 ‘국민 경제 기여도’ ‘직원들의 비교적 높은 보수’ 등에 먼저 눈을 돌린다. 우리에겐 여러 가지 근대적인 척도들 중에서 ‘인권’보다 삼성이 담보한다고 인식되는 ‘부국’ 또는 개인들의 ‘경제적 위치’가 더 일차적인가 보다.

161쪽. <2부-우리를 넘어, ‘한국사 교과서를 쓰면서 역사 속의 선악을 생각하다’> 최근 며칠간 주로 식민지 시기 후반을 다루는 러시아어판 한국사 교과서를 쓰느라 거의 두문불출했다. 암울한 시기를 다루는 교과서를 쓰면서 한 가지 고민을 계속했다. 역사쓰기 작업은 대개의 경우, 역사를 쓰는 주체가 그걸 원치 않더라도 역사 평가의 작업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일제와 투쟁했던 여러 단체나 개인의 행동을 과연 어떻게 보는 것이 좋을까의 문제를 계속 고민하게 됐다. 일제의 억압적인 지배는 역사 속의 ‘악’임에 틀림없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그 ‘악’과 맞서 싸우셨던 모든 분들이 ‘선’을 대표했던가 하는 점이다.

240~241쪽. <3부-국가와 민족을 넘어, ‘김일성대학 기숙사의 국제 사랑 이야기’> 그런데 거시적으로 봤을 때 국제결혼의 증가에 따르는 지구 주민들의 ‘혈통적 혼합화’야말로 결국 통합된 ‘지구 문화’의 창달을 향한 첩경이 아닌가? 좀 이상주의적 접근인지 모르지만 나는 국제결혼이 진정한 ‘밑으로부터’의 지구화를 위한 초석이라 생각한다. 그걸 거부하는 정권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반역사적인 정권이다.

257쪽. <3부-국가와 민족을 넘어, ‘역사학자들이 파업을 벌인다면?’>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어쩌면 사학의 진정한 효용은 정치인들이 악용할 수 있는 위험한 민족주의적 신화의 출현과 보급을 차단하고, 나아가 정치적으로 판치기 쉬운 민족주의에 대해 건강한 회의론을 키우는 데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340쪽. <4부-경계를 넘어, ‘우리가 영어에 매달리는 이유’> 이제 한문은 정말 대다수에게 ‘외국말’이 다 된 느낌이다. 그런데 그만큼 개개인이 지적으로 가난해졌다고 하면 너무 극언일까? […] 그러나 평범한 베이징, 서울, 도쿄의 젊은이 세 명이 오슬로에서 만날 경우라면 거의 어김없이 영어를 선택할 것이다.

달콤한 나의 도시

앞서도 말했지만 나는 인문사회 서적을 가장 좋아하여 순수문학은 왠만하면 잘 읽지 않고, 국내 문학 작품은 더더욱 잘 안 읽는다. 그러다 지난 봄에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 올라온 블로그 포스트에서 ‘달콤한 나의 도시‘를 알게 되었고, ‘구해줘’의 존재를 알게 해 준 친구가 마침 이 책을 회사 도서관에서 빌려와 거실에 놔뒀길래 집어들어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재미있었다. 책 속의 이야기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현재 시간에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너무나 선명하게 전해져 국내 소설 작품의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뽑은 구절.

 

42쪽. 화장에도 순서가 있듯, 삶도 그럴 것이다. 완벽한 메이크업을 마치고 난얼굴, 그것을 진짜 내 얼굴이라고 할 수 있을까. 화장으로 한 겹 가리고 나면 내 얼굴에 대하여 스스로 고개 돌리지 않을 수 있을까. 인생이 점점 무서운 속도로 달려드는 느낌이 든다.

76쪽. 아니, 맞선 보러 나가는 여자가 당치않게 왠 속옷 걱정이람?

95쪽. 손사래를 쳤는데도 엄마는 무거운 쇼핑백을 강제로 품에 안겼다. 밑반찬을 담은 밀폐용기들, 한 무더기의 일회용 홍삼 팩들이 가득했다. 압구정동 한복판까지 동행하기에는 참으로 난감하고 거추장스러운 짐이었다. 때때로 가족이 그렇게 느껴지는 것처럼.

316쪽. 하나의 사랑이 완성되었다는 말은, 누군가와 영원을 기약하는 순간이 아니라 지난한 이별 여정을 통과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입에 올릴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사랑할 때보다 어쩌면 헤어질 때, 한 인간의 밑바닥이 보다 투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317쪽. 일주일이 ‘평일/주말’로 나눠져 있을 때는, 일요일의 무력감에 대해 알지 못했다. 매일을 일요일처럼 보내는 사람에게, 일요일은 탕수육과 자장면을 시키면 함께 따라오는 군만두처럼 느껴진다. 맛은 없으면서, 아무리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432쪽. 나는 정말, 서른두 살의 나이인가? ‘서른두 살스러움’의 기준, ‘서른두 살적인 사고방식’의 기준은 대체 누가 정하는데? 한 개인이 일상의 지층을 뒤흔드는 커다란 사건에 처했을 때에 그런 소속 집단에 대한 선입견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소속 집단의 규범에 의지하여 머리가 빠개지도록 고민해봐야 답은 나오지 않는다. 나에게 나는, 우주 속의 유일한 개체. 새끼발가락에 티끌만 한 가시가 박힌대도 단독의 고통을 감내하며 작은 방 안을 홀로 뒹굴어야 한다.

On the Road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On the Road  카오산 로드(Kao San Road)에서 만난 사람들“에서 인상에 남은 구절들.

 

 

 

 

 

65쪽. 여행이란 어쩌면 내가 살고 싶은 곳을 찾으려고 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달과 6펜스」를 보니까 이런 대목이 있어요. 자기가 살아야 할 곳에서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을 찾아 여행을 하는 거라고….

67쪽.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이 한 뼘 정도였다면 여행은 두 뼘 만한게, 세 뼘 만하게 넓혀주는 것 같아요. 마음에도 조금씩 더 여유가 생긴다고 할까?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는 여행에서 겪는 어떤 경험도, 심지어 나쁜 경험까지도 모두 소중하고 여행도 사는 것도 편해졌어요.

104쪽. 항상 무엇인가를 바라거나 소유하지 않고도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야.

225쪽. 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에서 자신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아.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에 둘러싸여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해봤을 때 비로소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 왜냐하면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들은 종종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 무엇을 갖고 있는지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든. 여러 곳을 구경하고 다른 문화를 배운다는 차원을 떠나 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발견하는 것, 난 이것이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아.

232쪽.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던 사실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건, 내가 나를 신뢰하고 내 모습을 꾸밈없이 드러낼 때 남들도 나를 편견 없이 진실되게 받아들이고, 그들도 나처럼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낸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야.

281쪽. 밖에서 사람을 만나고 돌아다니면 마음이 밖으로 나가잖아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마음 안으로 들어오는 시간이 필요해요. 왜냐하면 밖에서 사람을 만나고 다니며 얻는 기쁨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크지 않거든요. 위안이 되지 않아요.

307쪽. 여행은 이렇게 낯선 세계에 대한 관심을 구체적인 것으로 느끼게 해준다.

316쪽. 여행을 한다고 일상을 버리는 건 아니다. 집 평수를 늘리는 게 중요한 만큼 행복을 느끼는 마음의 평수에도 가끔은 관심을 둬야 하지 않을까.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버리는 건 일상이 아니라 욕심일지도 모른다.

구해줘 Sauve-moi Save me

As a non-fiction lover, I hardly read fiction – I hadn’t read any fiction books for the past few years until I recently read Ian McEwan’s “Amsterdam”. When I visited my friend in June, I heard about the work ”Sauve-moi” by a French writer, Guillaume Musso, and I started reading the book just a week ago after having finished reading two pieces of non-fiction among the five books I ordered in late June.

Since I’m a slow reader and read books almost only when commuting, it normally takes a couple of weeks for me to finish a book. However, “Sauve-moi” took only a week to finish and I read most of the pages during this past weekend.

The story begins in the form of romace but as it proceeds, it incorporates a variety of characters that have their own stories and captures readers’ attention with questions related to the themes of destiny and decision. It is not an exaggeration to say it was a book that ‘one simply cannot put down.’ I hope to read this book again soon in its original language, French.

비소설 애호가로서 나는 소설을 거의 읽지 않는다. 최근에 이안 매큐언의 “암스테르담”을 읽기 전까지 몇 년간은 소설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 6월에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프랑스 작가인 기욤 뮈소의 “구해줘“를 알게 되었고, 6월 말에 주문한 다섯 권의 책 중 두 권을 먼저 읽고 난 다음에 1주일 전에야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원체 글을 느리게 읽고 거의 출퇴근할 때만 읽기 때문에, 책 한 권을 다 읽으려면 보통 몇 주가 걸린다. 하지만 “구해줘”는 다 읽는 데에 한 주만 걸렸고 대부분을 이번 주말에 읽었다.

이야기는 연애소설의 양상으로 시작하지만 점점 진행되면서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운명(숙명)과 결정에 관한 질문을 계속 던지게 한다. ‘단 한 순간도 손에서 뗄 수 없는 책’이라는 문구는 과장이 아니다. 이 책을 불어 원서로 곧 읽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Hope l’espoir 희망 希望

Vincent van Gogh. The Starry Night. 1889. Oil on canvas, 29 x 36 1/4″ (73.7 x 92.1 cm).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Acquired through the Lillie P. Bliss Bequest

“별이 빛나는 밤”을 2004년 베를린에서 열렸던 뉴욕현대미술관 특별전에서 봤을 때
난 한 동안 그림 앞에서 멈춰 서 있었다.
유럽에 있는 동안 보았던 여러 작품 중 이 별빛 앞에서 난 가장 오래 있었던 것 같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기 전까지는 고흐가 이토록 강하게 희망을 움켜쥐고 있는지 몰랐다.
절망 끝에 극단적으로 택한 자살에 대해서만 알았지,
그 결심과 정 반대로 그 누구보다 희망의 힘을 믿었다는 것은 몰랐다.

희망과 삶에 대한 믿음으로 캔버스를 채운 그의 작품을 다시 보고 싶다.

When I saw “Starry Night” at MoMA exhibition in Berlin in 2004, I was standing in front of this piece for a while. Among the numerous paintings I encountered while staying in Europe, I think I stopped longest looking at these star lights.

Before I read “The Letters of Van Gogh”, I didn’t know how stronly he held on to hope. I only knew about his suicide, an extreme decision after all the despair, but didn’t know that he sincerely believed in the power of hope more than anyone else did.

I want to see his paintings again, whose canvases were filled with his trust in hope and life.
(“Van Gogh and the Colours of the Night” at Van Gogh Museum, Amsterdam)